개인적으로
일산에 대한 좋은 추억이 몇몇 있다.
그중에 하나,
15년 전쯤
파주 헤이리 가는 길에 들렀던
'일산칼국수'의 '닭칼국수'
찐한 닭 육수 베이스에
넉넉한 닭고기 고명,
갓담은 배추김치의 상큼함.
단출한 메뉴까지
모든게 마음에 들었던 곳.
그래서, 가끔 생각났던 식당.
세월이 흘렀다.
.
.
.
그리고,
최근 일산 쪽에 정착하면서
옛 추억의 맛을 생각하며 다시 들렀다.
간판도 그대로 인 것 같고,
주차장은 가게 옆에 있다.(부족하지만)
식객들은 여전히 많다.
방문한 날이 휴일이라,
붐비지 않는 시간을 찾아 4시 넘어 도착했는데
줄 서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20분은 기다린 듯...
예전엔 매장 1 · 2층을 다 썼던 것 같은데,
손님이 붐비는데도 1층만 손님을 받는다.
인건비 때문인지, 주변 주차장이 부족해선지,
대기줄 긴 걸 홍보효과로 생각하는 건지...
매장 안은 넓은 홀이다. 룸은 없다.
일부만 입식이고, 나머진 대부분 좌식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바뀌진 않았다.
자녀를 동반하면 좌식이 편하긴 하겠지만,
요즘 대부분의 식당이
서구화된 생활패턴에 맞춰서
입식을 많이 쓰는데, 바뀌진 않았다.
입식좌석을 원하면, 입식좌석에
식객이 나갈 때까지 별도로 기다려야 한다.
가게입장에선 손님이 계속 오는데,
영업을 쉬면서 그 정도 바꾸는 건
지나친 기회비용이라며, 아깝다고 생각하는 건지...
메뉴는 심플하다.
군더더기 없는 메뉴는 그대로인 듯.
메뉴선택 힘들어하는 내 맘에 딱 든다.
테이블 위엔 수저와 양념통이 있고,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물과 접시를 갖다 준다.
(접시는 김치와 바지락 껍데기를 두기 위해서.)
근데, 물통이 마치 '일회용 생수병'같다.
재질을 만져보니,
다행히(?) 시중에서 사 먹는 생수병은 아니다.
왜 이런 걸 쓰지? 물 담기 편해선가?
식당에선 여러 이유가 있을 순 있겠지만,
미관상 그렇게 믿음직스럽진 않았다.
음식 주문은 간단하다.
그냥 "2개요"라고 말하면 끝이다.
(메뉴판에서 눈치채셨겠지만.)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메뉴가 심플하니,
준비해서 나오는 시간은 빠르다.
미리 주방에서 준비하고 계셨을 테니^^
김치는 통에서 덜어 먹으면 된다.
넉넉하다.
갓 담근 김치가 고소한 맛까지 난다.
괜찮은 배추를 쓴 것 같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맛이다.
칼국수 국물을 한 스푼 먹어본다.
맛이
예전 같지 않다.
예전엔 꽤나 찐한 육수였는데,
지금은 그렇게 인상적이진 않다.
다른 닭칼국수집과 차이를 못 느끼겠다.
고명으로 들어가는 닭고기도 양이 적다.
물가가 비싸지면서 닭고기 양도 줄였나 싶다.
칼국수 면발은 굵으면서 쫄깃했고,
칼국수 안에 들어간 바지락은 괜찮았다.
나오는 길에 보니,
많은 사람들이 포장을 해간다.
맛있었던 모양이다.
추억의 맛을 찾아갔던
일산칼국수는 나에겐 좀 실망이었다.
칼국수 맛이 예전 같지 않다.
웬만한 닭칼국수 식당 가면 먹을 수 있는 맛이다.
예전만큼 육수가 진하지 않은 게 한몫한 것 같다.
재료를 아끼는 건가 싶다.
차라리 가격을 올리지...
그렇다고 맛이 없는 건 아니다.
나의 결론,
15분 이상 줄 서서
기다려가며 먹을 곳은 아니다.
총점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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